1. 변호사 쉬 헐크에 사용된 VFX 디자인 프로세스
1) 이미지를 만드는 것과 배우의 특징을 반영하는 두 가지 트랙
첫 번째는 Visdev 팀에서 쉬 헐크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렇게 마블 내에서는 전문적인 Visual Development 부서가 있기 때문에 쉬 헐크가 그려진 마블의 모든 만화책을 찾아보고 쉬 헐크를 만화 내에서 어떤 이야기로 풀어 나갔는지를 살펴본다. 입체적인 쉬 헐크 제작은 대략적인 CG 캐릭터 소스를 적용해서 시나리오 상의 포즈 등의 이미지 작업을 시작하고, 그 이후에 쉬 헐크의 이미지를 입혀가면서 완성해 나간다.
두 번째는 실제 배우를 보는 과정이다. 특히 쉬 헐크의 경우 아이언맨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주연 배우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헐크를 만드는 영상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모션 캡처는 영화 아바타에도 쓰인 최근에는 꽤 알려진 기술인데, 얼굴과 몸 전체에 마커를 표시해서 카메라로 캡처하는 방식이다. 직접적으로 쉬 헐크로 변신을 해야 하는 배우 타티아나의 얼굴과 몸을 360도 스캔한다. 이렇게 전신 스캔을 먼저 해둔 후에 타이타나의 얼굴 사진을 모션 캡처 데이터와 함께 사용한다. 쉬 헐크로 변신된 상태로 촬영하는 장면에서는 주연배우 얼굴에 수백 개의 점을 찍은 후 연기와 표정을 세밀하게 캡처하는 카메라(HMC)를 착용하고서 진행이 된다. 이전 작업에서 수집된 모션 캡처, 사진 데이터, 애니메이션 데이터 등 모든 자료들을 기반으로 개발자들이 작업을 시작한다. 그다음 신체 비율, 여러 각도에서 보는 신체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최대한 사실적인 쉬 헐크 CG 모델을 완성하기 위해 작업이 수없이 진행된다.
2) 자연스러운 쉬 헐크의 움직임 (Lifelike She Hulk)
앞서 설명했듯 모션 캡처, 랜더링, 텍스쳐 표현 등 쉬 헐크를 구현하기 위한 엄청난 데이터를 통합하는 대규모 VFX팀이 참여했다. 쉬 헐크 구현을 위해 필요한 정보의 양이 엄청나서 페타바이트 (테라바이트의 다음 단위인데 1PB = 1,000,000,000,000바이트) 단위의 데이터 양이 사용되었다. 모든 장면에서 모션 캡처, HMC (Head Mounted Camera)는 하나의 세트로 녹화가 진행 된다고 한다. 배우를 촬영해 가면서 진행하기는 하지만, 실제 모션 캡처 데이터는 비디오가 아닌 직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흔히 검은색 XYZ 가 표기된 바탕에서 형광색 골격을 보여주는 막대기들이 움직이는 파일이 모션 캡처의 원래 모습이다. 이렇게 디지털 골격으로 저장된 움직임들은, 그다음 모캡 브레인 바(Mocap Brain Bar)를 통해서 녹화한 작업이 더해진다. 이 작업은 작은 골격은 배우들의 움직임이나 마커를 읽어서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VFX 팀은 항상 애니메이션부터 시작해야 한다. VFX 팀에서 쉬 헐크가 이 장면에서는 꼭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정확한 이미지를 설정해 두면 나머지 요소들은 따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팀 내에서는 '쉬 헐크 샷' 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에디터가 쉬 헐크 샷(장면)을 고른 후, 모캡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촬영 및 기록된 데이터는 전부 벤더에게 넘겨진다. 그들은 플레이트를 추적하고, 쉬 헐크 리그(뼈대 움직임)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는 모캡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시작한다.
2. 변호사 쉬 헐크 VFX 디자인이 특별한 이유
1) 마블 TV 시리즈에서는 이제까지 없었던 CG
쉬헐크 이전에 우리는 헐크나 다른 마블 영화에서 보았던 다양한 CG 효과를 보았지만 마블에서 완전히 CG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 시리즈를 만들어 내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한다. 쉬 헐크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퍼포먼스 캡처가 매 회마다 사용되었고, 주연배우인 타티아나 마슬라니의 연기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CG 효과를 위해 최선을 다 했다고 한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총 3개의 팀 간에 긴밀하게 일이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쉬 헐크 이미지를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팀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쉐이더(Shader) 팀으로 넘어간다. 쉐이더 팀에서는 쉬 헐크의 피부, 헤어, 옷, 신발 등의 모든 질감을 세밀하게 작업한다. 그리고 쉬 헐크가 받는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도 애니메이션 모형 인형(puppet)을 제작해 테스트해보고 구현했다. 이후 다음 단계인 시뮬레이션 작업 시작된다. 흔히들 말하는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단계이다. 쉬 헐크가 움직일 때 옷소매의 움직임이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거나 바람에 날리는 효과 또한 시뮬레이션 작업에서 진행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모든 것은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진행이 된다. 애니메이션이 완료가 되지 않으면 절대 다음 작업으로 넘어갈 수 없다.
2) 25가지가 넘는 다양한 쉬헐크 CG 외형
일반적인 히어로들의 CG는 보통 1~2개 정도인데 쉬 헐크는 25개라고 하니 엄청난 CG 수를 가지고 있다. 쉬 헐크가 입는 잠옷, 집에서 입는 평상복들, 변호사로서 출근할 때 입는 정장, 운동할 때 입는 옷, 파티에 참석할 때 등등 상황에 맞춰 옷을 모두 다르게 제작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맨이나 아이언맨도 필요시 슈트만 입으면 슈퍼히어로로 변신하기에 극 중에서는 일반인의 모습으로 연기하는 배우와 한 가지 슈트 입은 CG 캐릭터만 제작하면 된다. 이에 비해 쉬 헐크는 몸 자체가 변신을 하기에 어떤 옷을 입어도 헐크로 보여야 한다. 정말 모든 상황을 고려해 세심하게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상황에 맞추어서 제작된 쉬 헐크 이미지 덕분에 초록색 괴물이라는 헐크라는 인물이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현실에 있을법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와닿는 게 아닐까 싶다.
VFX팀에서 꼽았던 너무 뿌듯하지만 굉장히 어려웠던 옷은 쉬 헐크가 올해의 여성 변호사를 위한 갈라 이벤트에 참석하는 장면에서 시퀸 드레스 (Sequin Dress, 반짝거리는 비즈로만 만들어진 실버 혹은 골드 컬러 드레스)라고 한다. 이 옷은 몇백만 개의 반짝이는 비즈를 일일이 제작해서, 쉬 헐크가 호텔 앞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반짝이는 부분을 계산해서 다 다르게 제작하고, 건물 내 조명이 달라짐에 따라 정확한 위치에서 자연스럽게 반짝이도록 일일이 캡처 작업을 했다고 한다.
3. 용어 안내
VFX (Visual Effects): 영화와 같은 영상 이미지에 미술 디자인 작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영상 내에 컴퓨터로 이미지 작업이 이루어지는 모든 필름에 대해 생성, 조작 또는 향상된 이미지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
CG (Computure Graphics) CGI (Computure Generated Imagery): 컴퓨터 그래픽으로 이미지화를 하는 작업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특수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Visdev: 시각 개발 아티스트(Visual Development Artist)를 뜻하는 말이다. 시각 개발의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또는 애니메이션 영화 및 TV 쇼에서 특별히 일하는 사람을 지칭할 수 있다. 그들은 이야기를 위한 세계와 등장인물을 만드는 것에 책임이 있다.
Shader: 셰이더는 3D 장면의 렌더링 동안 적절한 수준의 빛, 어둠, 그리고 색을 계산하는 작업이다. 흔히 쉐이딩 한다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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